공지사항

생존, 법학박사는 죽었다.

정재진 법학박사 2023. 4. 13. 16:53

수능 1세대로 국내 최초 첫 수능을 치르고 문과 상위 0.1% 성적을 받았음에도 원하는 대학, 원하는 학과에 후보순위 1번으로 떨어지고 당시 원하지 않던 다른 학교, 법대에 합격하여 대학생활을 하게 되었다.

만약 원하는 대학에 사대가 아니라 법대에 지원했다면, 진학할 수 있었을까?

 

법대의 정상은 사법고시고 나도 사법고시에 진입하게 되었다. 미친 듯이 피터 져라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동차합격을 목표로 공부했고 난 0.1점 차이로 떨어지게 되었다. 

만약 내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더라면, 합격할 수 있었을까?

 

당대 최고라는 우리나라 은행에 합격하여 자금부에 혼자 배치를 받아 은행간 조정자금정산이라는 엄청난 업무를 하게 되었다.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난 평범한 직장생활을 너무 순탄하게 다녔는지도 몰랐을 것이다.

그러다 1995년 IMF가 시작되었고 사회경제와 법의 순환고리를 생각하게 되었다.

휴학중인 대학을 복학하고 "학문의 끝을 봐야겠다"는 단순하지만 확고한 마음을 갖고 졸업 후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다.

만약 내가 그때 사회경제와 법의 순환고리를 생각하지 않고 안일한 은행원의 생활을 계속하였다면 아주 행복하고 평화롭고 부유한 삶을, 아니 최소한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수 있을까?

 

위와 같은 생각을 천 번도 만 번도 계속해본다. 

 

부유하고 영위로운 삶을 이어가도록 하는 수단은 사회가 정하도록 두는 것이 맞다. 하지만 그것을 예측하고 바른 방향으로 힘을 발산하도록 하는 틀(제도, 정책, 법률)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정비할 수 있어야 한다. 그것이 내가 반드시 할 일, 해야 할 일, 해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. 나와 대화하고 논의하는 것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이유이다.

 

내 운명은, 결국 내 종착지는, 법학박사였던 것인가.

사회에서 내 쓰임새는 어딜까? 난 무엇을 위해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걸까? 항상 고민해 본다.

 

내 글의 가치를 알아보는 누군가가 날 발견할 때까지 매일 내 전문분야에 대해 포스팅하며 기회를 기다릴 것이다.